검색결과50건
프로축구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예비역 병장들 복귀에 K리그 팀들 ‘화색’

예비역 병장들이 돌아온다.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천 상무 5기 선수들이 26일 전역해 원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지난 2021년 12월 입대했던 이영재(29·수원FC) 강윤성(26·제주 유나이티드) 김지현(27·울산 현대) 권창훈(29)이 주인공들이다. 18개월간 군 복무를 성실하게 마치고 당당히 예비역 병장 신분이 됐다.이들의 전역을 기다렸을 각 구단도 숨통을 틔우게 됐다. 가장 화색이 도는 팀은 단연 수원FC다. 입대 전 이영재는 중원의 핵심적인 역할이었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영재는 지난 2021시즌 수원FC로 이적한 직후 K리그1 30경기에 출전해 5골 7도움을 기록했다. 12개의 공격 포인트는 ‘커리어하이’였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당시 “이영재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며 그의 존재감을 극찬했다.이미 이영재는 말년휴가를 활용해 수원FC에서 가벼운 훈련을 진행했다. 박주호가 은퇴한 가운데 윤빛가람-김선민으로 꾸려진 중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게 됐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가 강점인 만큼 라스, 이승우, 로페즈 공격진들도 지원사격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이영재가 돌아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단언할 만큼 팀 차원의 기대도 크다.울산에는 공격수 김지현이 복귀한다. 지난 4월 스프린트와 거리 모두 K리그2 전체 선수 1위에 올랐던 그는 주민규, 마틴 아담과 다른 스타일로 최전방에 힘을 보탤 수 있다.특히 김지현 입장에선 절치부심하고 있을 시기다. 강원FC를 떠나 울산으로 이적했던 2021년엔 큰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에 그쳤다. 그래도 강원에서는 3시즌 간 21골을 넣으며 공격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울산에서 '반등'을 외치고 있다.강윤성은 우선 제주로 복귀한다. 양 측 풀백과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자원이다. 다만 제주 복귀 직후 지방의 한 기업구단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완전 이적일 경우 제주 구단 입장에선 강윤성의 전역과 맞물려 이적료 수익을 얻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다. 또 다른 ‘예비역 병장’ 효과다.한때 국가대표였던 권창훈은 김천 상무 5기 가운데 유일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다. 수원 삼성에서 뛰다 상무에 입대했지만, 수원과의 계약은 이미 만료돼 자유롭게 새로운 팀을 물색할 수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이유다.권창훈은 향후 거취에 대해 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우선 유럽 재진출을 타진하다, 경우에 따라 친정팀 수원 복귀 또는 다른 구단 이적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군 복무를 위해 K리그로 복귀하기 전까지 그는 디종FCO(프랑스) SC프라이부르크(독일)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었다.김명석 기자 2023.06.26 07:03
프로야구

'호국 보훈의 달' KT, 연평도 포격전-제2연평해전 용사 시구·시타 초청

KT 위즈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4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특별한 시구자를 초청했다.이날 KT는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와의 협력으로,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 복무를 하던 중 부상을 입고 제대한 청년과 가족을 초대해 시구 행사를 진행하고 경기 관람을 지원했다.승리 기원 시구는 해병 연평부대 일병으로 복무 중이던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전 당시 허벅지와 얼굴에 부상을 입고 제대한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 이한 주임이 맡았다.시타를 맡은 조현진 예비역 병장은 2함대사령부 232편대 상병으로 복무하던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북한군 포격으로 복부 장기와 척골 신경에 부상을 당하고 전역했다.이한 주임은 "매년 호국보훈의 달을 잊지 않고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KT에 감사하다. 나 혼자가 아닌 나라를 위해 힘쓴 호국 장병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는 군 복무 중 지뢰 사고로 왼발이 절단된 이주은 대위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설립한 기관으로, 서울시 거주 청년부상제대군인 대상 법률자문 및 심리상담, 취업-창업 등을 돕는 단체다.이주은 실장은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는 앞으로도 청년부상군인이 부상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수원=윤승재 기자 2023.06.04 17:29
스타

'미스터 트롯2' 탱크보이 이찬성 "앞만 보고 직진하겠다"

TV조선 ‘미스터 트롯2’를 마친 ‘탱크 보이’ 이찬성이 본격 트롯 가수 활동의 포부를 밝혔다.이찬성은 9일 소속사 쇼엔진을 통해 “노래실력이 정말 좋아졌다는 심사평에 힘입어 오는 4월 발매를 목표로 새 디지털 싱글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나이에 맞게 밝고 경쾌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가수가 되겠다”고 전했다.이찬성은 지난 2018년에 첫 싱글을 발표했고, 여러 가요제 대상을 수상한 재야의 실력파 가수 출신임에도 이번에 발표할 노래가 사실상 제2의 데뷔곡이 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이찬성은 6개월 ‘미스트 트롯2’ 방영 기간 맑은 미소년 이미지와 시원한 가창력으로 줄곧 눈길을 끌었지만, 최근 ‘데스 매치’에서 탈락, 종합 26위로 시즌을 종료했다.이찬성은 “연습한 대로 잘 했으니, 후회는 없다. 많이 배웠다”며 “가수로 성장해가는 큰 디딤돌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팬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이찬성은 다만 “평소 ‘상사화’, ‘모란’ 같은 느린 발라드를 잘 부르는데, 그 가창력을 미처 못보여드려 아쉽다”며 “앞으로 가수 활동을 펼치며 두고두고 보여드리겠다”고 의욕을 보였다.92년생인 이찬성은 원래 어릴 때부터 축구, 농구, 수영, 복싱, 골프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특히 복싱은 전국규모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다.그런데 고2 겨울방학 때 교통사고를 당해,심한 다리 골절상으로 3개월간 병원에 입원한 이후 운동보다는 노래를 많이 부르며 트롯 가수로서 재능을 발견했다.육군 예비역 병장으로 병역의 의무는 마친 상태다.이찬성은 ‘미스터 트롯1’에서는 ‘국민 소변남’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이번 ‘미스터 트롯2’에서는 그 흑역사를 말끔히 청산하고 ‘탱크 보이’라는 애칭을 새롭게 얻었다.이찬성은 “‘탱크 보이’라는 닉네임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속이 꽉찬 트롯 가수 ‘탱크 보이’로 앞만 보고 직진하겠다”고 열정을 과시했다.김은구 기자 cowboy@edaily.co.kr 2023.02.09 17:50
연예일반

김희재, ‘특혜 의혹’ 관련 국민권익위원회 신고 접수

가수 김희재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부패 행위로 신고 당했다. 김영수 청렴사회를 위한 공익신고센터 센터장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2.12.22. 예비역 병장(미스터트롯1의 입상자)인 김OO를 국민권익위원회에 ‘부패 행위’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 이유에 대해 “김OO는 해군 병장(해군작전사령부 군악대 소속 병사)의 신분이었던 2019.11.23. 당시 미스터트롯OOOOOO회사(유)와 영리 목적의 방송 연예활동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러한 행위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0조를 위반한 행위이며, 미스터트롯OOOOOO회사(유)가 당시 김OO가 군인 신분이라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영리 목적의 계약을 체결토록 권고, 제의 하였는 바, 이러한 행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하고 있는 ‘부패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수 센터장에 따르면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그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 위 행위나 그 은폐를 강요, 권고, 제의,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는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결과적으로 군인복무기본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OO는 마치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대응을 했는데, 이는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수 센터장이 신고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김OO의 미스터트롯 출연을 위해서 상당한 배려를 베풀었던 해군이 오히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며 “비록 이 사건이 별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당사자의 잘못으로 인하여 우리 군의 명예가 더 이상 실추되지 않도록 공식적인 사과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러한 부패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김희재는 2019년 11월 23일 미스터트롯문화산업전문회사 유한회사와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 츨연한 것을 두고 군 복무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희재의 소속사 초록뱀이앤엠은 22일 일간스포츠에 “신고 접수를 한 것을 알고 있다. 당시 김희재가 군악대에 출연과 관련해 보고를 했고 군 관계자와 함께 절차를 밟아 출연했다”고 전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12.22 17:26
연예일반

김흥국, 대한민국 해병대 중앙회 부총재로 임명

가수 김흥국이 100만 회원의 대한민국 해병대 중앙회 부총재로 임명됐다. 해병 401기 출신 김흥국은 18일 서울 용산구 해병대 기념관에서 해병대 중앙회 이상훈 총재(제33대 해병대 사령관 예비역 중장)로부터 부총재 임명장을 수여받았다. 김흥국은 “그 어떤 직위보다도 큰 가문의 영광”이라면서 “귀신 잡는 해병대의 무적 해병 정신으로 ‘호랑나비’ 한 곡에10대 가수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이젠 해병대 중앙회를 통해 국가와 사회를 위한 적극적 봉사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병대 출신 연예인 남진, 임채무, 김상중, 이정, 현빈, 민호, 오종혁, 윤시윤, 최필립, 정석원, 이찬혁, 로이킴 등등 공식 모임을 결성하겠다. 포항에서 해병대 군사훈련을 마친 ‘손흥민 해병’도 이 모임에 초대하겠다. 해병대 중앙회와 연합회, 지회, 분회 우리는 하나다. 해병대의 위상 제고를 위한 모든 일에 힘을 더하겠다. 새롭게 태어나는 우리가 돼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을 위해 해병대 전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 중장기 공약 사항처럼 ‘해병대 독립’으로 ‘육, 해, 공 해병대’ 4군 체제를 되찾고 전 세계 최강 부대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피와 땀으로 빨간 명찰, 팔각모 사나이, 언제나 최강부대인 ‘나가자 해병대’노래 부르면서 평생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솔로 가수로 데뷔하기 전 해병대 병장 시절을 추억하는 오대장성 밴드로 활동했다. 해병대 출신 연예인하면 김흥국이 가장 먼저 생각날 정도로 해병대에 대한 무한 사랑을 과시해왔다. 해병대 중앙회는 대한민국 전국과 해외에 걸쳐 100만명 이상 회원들이 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직계 가족까지 치면 400만명이 넘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7.18 14:18
스포츠일반

[김기자의 V토크] 군대에서 배구의 소중함 느낀 송희채

배구공 대신 소총을 잡고 보낸 18개월. 하지만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의 활약이다. 현역병으로 입대했던 송희채(29)가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우리카드는 5연패 이후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어느새 순위 싸움에 끼어들었다. 중심에 송희채가 있다. 공격, 수비, 리시브, 블로킹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희채가 온 뒤 팀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주전으로 기용했다.배구 선수들은 대개 사회복무요원이나 상근예비역, 혹은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통해 병역을 치른다. 혼자서는 연습하기도 힘들고, 네트를 두고 하는 운동이라 감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희채는 지난해 5월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상무 입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송희채가 배치된 곳은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12보병사단. 본부근무대 위병소에서 하루 최대 4시간 근무를 하면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송희채는 "오후 6시에 끝나는 날은 아예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주말엔 근무가 덜해서 오전, 오후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체육 시설을 쓰기 힘들어 맨몸 운동을 많이 했다"고 했다.사격 실력이 뛰어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송희채는 "유산소 운동이 필요할 땐 축구를 많이 했다. 크고 빠르니까 (도르트문트 스트라이커 옐랑 홀란드에 빗댄) '인제 홀란드'로 불렸다"고 웃었다.공을 때리는 훈련은 벽과 그물을 이용했다. 송희채는 "부대에 양해를 구하고, 구단에서 보내온 공을 자주 만졌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벽치기'를 했다. 풋살장 그물에 대고 때리기도 했다. 부대에 야구선수 둘이 있어 캐치볼을 하는데 부러웠다"고 떠올렸다.배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다. 송희채는 "다른 세상에 있다보니 '내가 너무 좋은 환경에 있었구나'라고 느꼈다. 일반병으로 가다 보니 걱정한 사람도 많았는데 남들이 안 해본 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배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연애 1년, 결혼 1년만에 군대에 갔다. 아내에게 미안해서 결혼반지를 늘 꼈다"고 했다. 전역한 지금도 목걸이에 반지를 차고 코트에 선다.코로나19로 쓰지 못한 휴가를 모아 한 달 정도 먼저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송희채는 "네트를 두고 연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코어 운동에 집중했다. 다행히 군에서 연습했던 게 도움이 됐는지 아직까진 네트 터치를 하지 않았다. 군대 다녀와서 점프력이 떨어졌다거나 현역으로 다녀온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전역한 지 이틀 만에 코트에 섰다. 1년 반을 쉰 탓에 걱정도 컸다. 송희채는 "배구는 빠른 템포의 경기다. 순간순간 1초도 안 되는 사이 결정된다. 그전에는 몸이 바로바로 움직였는데 비시즌 운동을 하지 않아 판단을 내리거나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라고 했다.송희채는 입대 한 달 전 삼성화재서 우리카드로 트레이드 됐다. 그는 "전 시즌에 너무 안 좋았고, 입대도 얼마 안 남아서 팀에서 쉬라고 했다. 소속팀이 없는 느낌이었다. 잊혀진 듯도 했다"고 떠올렸다.모든 것이 그에겐 새롭다. 송희채는 "내가 없는 사이 팀이 챔프전에 올랐다. 너무 부러웠다"며 "이제 시즌이 절반 남았다. 연승중이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밖에서 본 우리카드는 단단한 팀이었는데, 와서 보니 선수들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우리카드가 초반에 부진했지만 상위권과 격차는 크지 않다. 송희채는 "남자부가 역대급 혼전이라는데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며 "감독님이 '너 자신을 믿으라'고 조언해줬다. 나 자신을 믿고, 팀에 힘을 싣고 싶다. 정신없이 하다 보면 팀도 올라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12.28 07:46
축구

예비역 병장 정재희, 리그2도 FA컵도 먹었다

군인으로는 K리그2, 민간인으로는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예비역 병장 정재희(27)가 전남 드래곤즈를 FA컵 정상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전남은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FC에 4-3 승리를 거뒀다. 홈 1차전에서 0-1로 진 전남은 1·2차전 합계 4-4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네 번째 우승(1997, 2006, 2007, 2021년)이다. 전남은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 2부 팀 최초로 우승했다.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우승 축포를 쏜 건 오른쪽 풀백 정재희였다. 정재희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2019년 전남에 입단한 정재희는 지난해 5월 상주 상무에 입대했고, 김천으로 연고지가 바뀐 상무의 올 시즌 K리그2 우승에 기여했다. 25경기 4골 3도움. 상무에서 활약한 정재희는 지난달 전역했으나 FA컵 1차전에선 뛰지 않았다. 그러나 2차전에선 선발 출전했다. 정재희는 대구의 왼쪽 측면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선제골도 정재희의 발에서 터졌다. 전방 침투 이후 롱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박찬용이 마무리했다. 3-3으로 맞선 후반 38분에 마침표까지 찍었다. 발로텔리와 사무엘을 거쳐 온 패스를 오른발로 한 번 찬 뒤, 왼발로 때려 골망을 출렁였다. 4-3 승리. 전남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VAR 이후 취소되면서 끝내 우승했다. 대회 MVP는 1골1도움을 올린 정재희에게 돌아갔다. 정재희는 "준비한 대로 잘 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우승해서 기쁘고 감사하다. 정재희는 올 시즌 K리그 선수 중 유일하게 두 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울러 김천 상무에겐 1부 승격, 전남에겐 ACL 출전권을 선물했다. 정재희는 "리그2는 장기전이고, FA컵은 토너먼트다. 두 개 다 우승해서 감사하다. 둘 다 좋아서 어느 게 더 좋은지 설명하기 힘들다"고 웃었다. 정재희는 결승골 상황에 대해 "발로텔리가 사무엘한테 리턴을 줄 때 논스톱으로 때려야 하는지 고민했다. 각이 잘 안 보여서 한 번 차 놓고 하려 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12.11 15:38
스포츠일반

돌아오는 '예비역 병장' 강상재 "DB산성 재건 충분히 가능"

프로농구 원주 DB가 기다리던 ‘예비역 병장’ 강상재(27)가 돌아온다. 1일 군팀 상무 소속 9명 전원의 전역이 완료돼, 2일부터 원소속팀 소속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18개월 군 복무를 마친 DB 강상재는 4일 전주 KCC와 원정 경기에 첫 출격 한다. 강상재는 11월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5일부터 DB에 합류했다. 남은 휴가를 몰아 썼고, 코로나19 정책에 따라 따로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전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20시즌도 온전히 마치지 못하고 입대했다. 긴 시간이 흘렀고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긴장되고 설렌다”고 했다. 강상재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 6월 소속팀이 대구 한국가스공사(전 인천 전자랜드)에서 DB로 바뀌었다. DB가 가드 두경민을 내주고 강상재와 박찬희를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했다. 강상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내가 트레이드될 일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프로 무대는 냉정하다고 느꼈다. 기분이 안 좋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DB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함께 트레이드된 가드 박찬희는 DB에 잘 녹아들었다. DB는 올 시즌 6위(7승 8패)에 그치고 있다. 부상 당한 외국인 선수 메이튼 대체로 조니 오브라이언트(2m6㎝)를 영입했다. 2m 포워드 강상재 가세로 높고 견고한 ‘DB 산성’이 재건 될 거라는 기대가 크다. 강상재는 “기대하는 분들이 많아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전역도 했고 연차도 쌓였다.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코치진, 팀원들에게 믿음을 드리고 싶다. 충분히 ‘DB 산성’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강상재를 스몰포워드(3번)와 파워포워드(4번)를 오가는 ‘3.5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상재는 “3번과 4번을 왔다 갔다 하며 많은 훈련을 하고 있다. 4번으로 많이 뛰어와서 당장 확 좋은 모습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장점인 슛을 살리고 더 노력해 빠른 시일 내에 3.5번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전자랜드 주황색 유니폼을 입었던 강상재는 DB에서 초록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강상재는 “어색했는데, 주위에서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6위 DB부터 1위 수원 KT까지 승차가 4경기에 불과하다. 강상재는 “당연히 위를 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며, 리바운드와 수비에 힘을 보탠다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역 선수들이 순위 싸움에 불을 지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상재 외에도 안양 KGC인삼공사 가드 박지훈, 서울 삼성 가드 천기범 등도 전역했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01 06:00
야구

안방 고민 해소, 예비역 안중열이 이끄는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

롯데가 오랜 안방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예비역 병장' 안중열(26)이 합류하면서다. 안중열은 상무 야구단을 제대하고 후반기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후 지시완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주전 안방마님을 꿰찼다. 롯데가 7월 말 김준태를 KT로 트레이드한 것도 안중열의 합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중열이 래리 서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장 큰 요인은 안정감이다. 입대 전과 비교하면 투수 리드와 블로킹, 도루 저지 등 기본기가 향상됐다.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꼴찌(5.63)였던 롯데는 후반기 부문 3위(3.72)로 껑충 뛰어올랐다. 마운드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후반기 팀 승률 1위(0.650, 13승 7패 2무)으로 우뚝 올라섰다. 전반기를 5위 NC에 7게임 뒤진 채 마친 롯데는 8일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키움과 승차를 4경기까지 좁혔다. 아직 40경기 이상 남겨둬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할 만하다. 안중열의 투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후반기 4전 전승,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 중인 박세웅은 "(안)중열이가 '커브가 일찍 떨어져 한 번 튀더라도 어떻게든 막을 수 있으니 자신 있게 던져라'고 한다. 그 말이 내게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박세웅은 주무기 포크볼 구사율을 크게 낮추고, 올 시즌 커브 비중을 약 20%까지 올린 상태다. 그는 "내 생각을 읽고 잘 맞춰 리드한다. 반면 본인의 확신이 있을 때 강하게 얘기하면 내가 맞춰주는데, 결과가 좋다. 이를 통해 신뢰가 쌓인다"고 웃었다. 도루 저지율도 0.462로 높다. 리그 평균 0.270을 훨씬 상회한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안중열은 상대 13차례 도루 시도 중 7차례 저지했다. 그는 "2루 송구도 좋아졌고 블로킹도 많이 보강했다. 또 수비도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타격 역시 쏠쏠하다. 8일 대구 삼성전 3-4로 뒤진 8회 2사 후에 동점 솔로 홈런을 쳤다. 롯데는 8회 전준우의 결승 희생플라이 속에 5-4로 역전승했다. 지난 4일 NC전에서는 3-1로 쫓긴 4회 2사 후에 1타점 적시타를 쳤고 이어 밀어내기 볼넷까지 얻었다. 안중열은 20경기에서 타율 0.267, 2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는 2017시즌 종료 후 강민호가 삼성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뒤 후임자를 찾지 못 찾았다. 여러 선수를 기용했지만 안방 고민이 점차 부각됐다. 나균안과 나원탁 등 유망주 포수는 투수와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안중열도 입대 전에 무주공산이던 주전 안방마님을 놓고 경쟁했지만, 주전으로 발돋움하지 못했다. 그는 "입대 전엔 조급했다. 실수했을 때, 안 좋은 결과가 있을 때 걱정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상무 야구단에서 기량도 향상하고, 심리적으로도 더 단단해져 돌아왔다. 안중열은 "나는 원래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후회 없이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1.09.09 16:37
경제

장병들 눈 휘둥그레…역주행 신화 '브걸' 군통령 된 순간

경기도 가평과 평택은 140㎞나 서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일 오후 7시 만큼은 두 곳이 서로 붙은 듯했다. 열기가 오가면서다. 이날 국방홍보원 국방TV의 ‘위문열차’ 랜선 공연이 있었다. 경기도 가평의 스튜디오에서 유튜브로 생중계하면 평택의 해군 2함대 장병이 TV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형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군부대 출입이 제한되면서 나온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공연을 벌이고 지켜보는 것처럼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군통령’ 브레이브 걸스가 히트곡 ‘롤린(Rollin’)‘을 부르면서다. ━ 코로나19 시대 위문열차 랜선으로 달려 군통령. ’군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연예인을 뜻하는 신조어. 군대(軍隊) + 대통령(大統領)의 합성어‘라는 뜻을 가졌다. 브레이브걸스의 지금 멤버인 민영, 유정, 은지, 유나는 2016년 2월 2기 활동을 같이 시작했다. 5년의 무명생활을 견뎠다. 올해 가요 순위를 석권한 ’롤린‘은 2017년 나왔다. 이들이 공연으로 팬을 만날 기회는 군 위문공연이 거의 전부였다. 왕복 12시간 걸려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대 6여단도 다녀왔다. 출연료가 높지 않아 남는 게 거의 없지만, 그래도 4년간 군 위문공연 62회를 다녀왔다. 유일한 군 위문공연 TV 프로그램인 ’위문열차‘의 단골손님이었다. ’위문열차‘ PD를 맡았던 국방TV의 이지선 TV제작팀장은 “브레이브걸스는 가장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고,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장병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인 친구들로 기억한다”며 “언젠가는 이들이 빛을 낼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떠서 나도 기쁘다”고 말했다. ━ 브레이브걸스 “언젠가 빛을 낼 것” 예언 적중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 출발점은 2월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브레이브걸스가 여러 군 부대에서 롤린을 부르는 공연을 편집했다. 군 장병의 열띤 호흥과 기존 동영상에 올라온 댓글을 소개했다. 10일 현재 조회수는 1600만 건이 넘었고, 댓글은 4만 5000개 이상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브레이브걸스는 각종 차트 1위를 잇따라 차지했다. 2019년 8월 6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의 ’위문열차’ 무대(방송은 그해 8월 30일)는 브레이브걸스가 왜 군 장병에게 인기인지 보여준다. 해병 장병이 브레이브걸스의 춤을 커버하고(따라 추고) 있는데, 막바지에 브레이브걸스가 깜짝 등장했다. 해병 장병이 놀라 눈이 커지며 모습이 생생했다. 브레이브걸스와 해병 장병이 함께 공연을 펼쳤다. 당시 브레이브걸스와 뜻하지 않게 콜라보했던 해병 장병은 인터뷰에서 ‘많이 창피하고 어머니, 아버지와 친척들이 볼까 봐 겁이 난다”고 했지만 “2017년 여름 롤린을 처음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그런데 입대를 하고 보니 부대에 롤린을 거의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원 차트나 성적이 저조해서 조금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역주행에 성공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군복무를 마친 청년은 인터넷 언론에 “롤린은 복무신조처럼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곡”이라면서 “의자춤과 가오리 춤은 반드시 외워야 할 동작”이라고 회상했다. 또 “막사(생활관) 곳곳에 설치된 TV에서 국방TV 채널로 ‘위문열차’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인지도와 마니아 팬들, 육해공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달려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던 브레이브걸스 삼박자에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썼다. 가요순위 1위에 처음 오른 순간 브레이브걸스는 “팬 여러분, 국군 장병 여러분, 예비역, 민방위까지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역부터 민방위까지 팬을 살뜰히 챙긴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을 아미(A.R.M.Y.)라고 부른다. 브레이브걸스의 팬덤은 글자 그대로 아미(Armyㆍ군)다. 브레이브걸스 팬을 BTS의 아미와 구분 짓기 위해 'K-아미''리얼 아미'라고 한다. ━ “롤린은 복무신조처럼 반드시 알아야” 지난 1일 ’위문열차‘ 랜선 공연은 브레이브걸스에겐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사회자인 권재관씨는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며 “시집간 딸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브레이브걸스는 “최근 관심에 감사하다”며 “‘위문열차‘는 기회가 된다면 꼭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또 ‘위문열차’와 ‘엠카운트다운’ 중 어떤 걸 고르겠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위문열차’라고 답했다. 얼마 전까지 “위문열차 외엔 스케줄이 없었다”고 고백한 브레이브걸스는 “오늘도 두 군데 일정을 마치고 ‘위문열차’에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너무 피곤해서 이날 행사장 안에서 이동하는 엘레베이터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 지난 1일 브레이브걸스의 랜선 공연을 본 해군 2함대의 박지웅 병장은 “나는 운전병인데, 브레이브걸스 ‘운전만해’ 노래가 나올땐 나를 위한 노래인 듯 신이 난다”며 “브레이브걸스의 노래를 듣고 더 열심히 복무해야겠다고 각오한다”고 말했다. 이규탁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브레이브걸스는 장병의 팬심으로 군통령에 오른 뒤 이를 발판으로 가요계 정상에 오르는 성공 방정식을 오랜만에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 장병 팬심으로 군통령·가요계 ‘성공 방정식’ 군통령의 역사는 꽤 길다. 1950년대 이후 주한미군과 미군 군무원을 상대로 노래를 부르는 ‘미8군 쇼’에서 패티킴, 윤복희 등이 인기를 끌었다. 1989년부터 1997년 전국의 군부대를 돌아다니며 제작한 MBC의 ‘우정의 무대’에 초대 가수로 나온 이재영, 이예린, 엄정화 등이 군 장병의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이후 군통령이 하나둘씩 나왔다. 채연 등 여성 솔로 가수도 군통령의 계보에 있지만, 무엇보다 걸그룹은 군통령의 큰 줄기다. 핑클, SES, 소녀시대 등은 대표적 군통령이었다. 이규탁 교수는 “군 장병은 대부분 20대 남성이며, 이들이 걸그룹의 주요 팬층”이라며 “그래서 기획사들이 걸그룹을 군통령으로 띄우려고 바빴다”고 말했다. 군통령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노래와 춤을 따라 부르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군부대 공연에서 군통령의 노래를 ‘떼창’할 수 있고, 군통령의 댄스로 장기자랑에서 휴가증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군통령의 군부대 위문 공연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려졌다. 수백, 수천 명의 장병이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군무(群舞)를 추는 모습은 화제가 됐다. 이런 동영상을 ‘대첩’이라고도 불렀다. 씨스타, Apink, 걸스데이, 라붐, 크레용팝, EXID, AOA, 나인뮤지스, 달샤벳 등이 군통령으로 불리던 때가 군통령이 전성기였다. 나인뮤지스는 2012년 1월 컴백 무대를 군부대에서 열어 화제가 됐다. EXID는 역주행의 신화를 썼다. 2014년 파주 한마음 위문공연에서 한 팬이 찍은 동영상을 계기로 스타가 됐다. 이 공연은 군 장병과 지역 주민을 위해 기획됐다. 육군의 한 위관급 장교는 “그때(2010년대 중반) 병사들은 생활관의 IPTV로 뮤직비디오를 봈다. KT 올레TV 뮤직비디오 차트위에서 군 장병의 입김이 셌다”고 말했다. 그래서 KT 올레TV 뮤직비디오 차트는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라는 별칭도 생겼다. ‘말보드’의 인기곡을 ‘군민가요’라고 한다. ━ ‘미8군쇼’에서 군통령 시작, 씨스타·AOA 등 거쳐가 ‘우정의 무대’가 폐지된 뒤 국방TV의 ‘위문열차’가 유일한 군부대 위문공연 TV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군인 대상 음악 방송 프로그램인 ‘위문열차’는 1961년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첫 전파를 탔다. 2015년부터 TV 프로그램으로 바뀌었고,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2010년대 중반 군통령이 시들해졌다. 이규탁 교수는 “대형 기획사가 나오면서 군부대 이외도 공연을 열 수가 있었고, K팝 열풍이 분 해외로 나가는 데 관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최정상급 걸그룹이 위문열차 무대에 오르는 일은 매우 드물어졌다. 출연료도 높지 않고, 산간ㆍ오지ㆍ낙도의 군부대를 찾는 게 쉽지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지선 팀장은 “그래도 장병의 뜨거운 반응에 걸그룹들은 군부대 공연을 매우 좋아한다”며 “물론 소속사는 눈쌀을 지푸리지만”하고 웃었다. 하지만, 중소 기획사 소속이거나 막 데뷔한 신인, 아직 뜨지 못한 걸그룹은 군통령을 꿈꾸며 ‘위문열차’의 무대를 찾고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군통령 성공 신화 때문에 앞으로 ‘위문열차’의 레퍼토리는 더 알차질 것으로 보인다. ‘위문열차’가 군통령계의 메이저리그라면 마이너리그도 있다. 대대급, 더 아래 중대급 부대에서 여는 부대 자체 행사들이다. 소형 기획사인 디데이엔터테인먼트의 한정민 대표는 “부대 창설 기념일에 한두 팀의 가수를 초청하거나, 주요 훈련이 끝나고 사기 진작 차원에서 초청 공연을 여는 경우가 꽤 만하다”며 “우리 같은 소형 기획사는 이런 무대부터 시작해 ‘위문열차’에 오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걸그룹 걸크러쉬는 2019년 4월 싱글 앨범으로 데뷔하기 전까지 군부대 공연으로 유명한 댄스팀이었다. ━ 위문열차 출연, 소형 기획사 간절한 기회 군통령에 대한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상품화로 가득 찬 군대 위문공연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랐다. 청원 게시자는 “여성을 사람으로 보는 건지 그저 진열대의 상품으로 보는 건지 기괴할 따름”이라며 “군인을 위한 여성의 헐벗은 위문공연이 왜 필요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시각을 의식해서 ‘위문열차’의 공연은 걸그룹 절반에 나머지 절반을 힙합ㆍ록 밴드ㆍ발라드로 짜인다. 버즈의 리드싱어였던 민경훈, 힙합가수 닐로, 남성 듀오 노라조는 대표적 남성 군통령이다. 특히 이지선 팀장은 “최근 힙합을 좋아하는 장병이 많아졌다”며 “남성 출연 가수를 섭외하려고 연락하면 ‘나를 왜 부르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군 장병이 여성 군통령의 공연에 함성을 지르는 것은 그들이 성적 매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병영에서 휴대폰을 쓰도록 허용했지만, 가족과 친구를 떠나 홀로 입대한 병사의 소외감을 채우긴 힘들다. 군통령이 그들을 보듬어준다고 할 수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힘든 시절 위로해 준 이들에게 보답하려는 현역과 예비역의 마음 씀씀이 때문이다. 인터넷 언론을 글을 쓴 청년은 이렇게 떠올렸다. “돌아보니 전역 날을 바라보던 군 시절 우리들은 좀처럼 뜨지 못하는 브레이브걸스에게 일종의 동지애를 느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 그 시간을 준비하는 방법은 그저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고, 롤린같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이었다.” 앞으론 군 장병이 ‘브레이브보이스’에게도 ‘동지애’를 느낄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철재, 가평=박용한 기자, 영상=이세영 PD seajay@joongang.co.kr 관련기사 K-방산으로 대박? 중동판 '자주국방' 상징 카라칼의 이변 K21 장갑차에 '레드백' 젊은 피로 수혈…연말 한국에 온다 [영상] 공군도 아닌 육군·해군은 왜? 치열한 우주 쟁탈전 시작됐다 송영무 평양작전 3년만에 살아나나···'홍길동 부대'가 뜬다 [이철재의 밀담]얼룩무늬라 '메이드인 코리아'? 북한군 신형 전투복의 진실 2021.04.11 09:0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